월: 2017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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퍼가요 우리나라에 있는 많은 커뮤니티와 카페, 블로그 등의 자료들을 보면, 어디선가 퍼온 글들이 많습니다. 물론, 커뮤니티 자체적으로 생산된 컨텐츠들도 있지만, 그것과 퍼온 글들은 그다지 구분되어지지 않습니다. 좋은 글, 재미있는 글들을 한 곳에서 몰아서 볼 수 있다는 점은 컨텐츠 소비자들에게는 굉장히 편한 일입니다. 여러 웹사이트들을 돌아다니지 않아도 되고, 자주 가는 사이트 몇 개만 등록해놓고 시간 날 때 접속해보면 읽을거리가 가득합니다. 우리나라에서 RSS를 쓰는 사람들이 많지 않고, 그 존재조차 모르는 사람들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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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그가 샤워하는 화장실에 들어갔다. 눈이 아파서 렌즈를 세척해야 하는데 화장실에 세척액이 있었다. 어차피 샤워커튼으로 가려져 있으니 양해를 구하고 렌즈를 씻었다. 그런데 그가 수건으로 중앙을 가린 채 샤워커튼을 저치고 나와 나를 샤워기로 적셨다. 머리부터 뿌려진 물줄기가 온몸을 타고 내려왔다. 너무 놀라 입만 벌려진 채 아무 말도 하지 못했다.내가 돌아서 그를 돌아보자마자 그는 나를 벽으로 몰아세워 키스했다. “오, 마이” 당황한 내 모습은 아랑곳하지 않고 눈가와 입술에 웃음을 흘렀다. 내 웃옷을 벗긴다. 나도 내 옷을 벗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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70년대 초, 고교시절의 이야기다.1차 시험에 낙방하고 2차로 하향 지원해서 들어간 신촌 근처의 고등학교에서의 성적은 2, 3류 학교라 그런지 나쁘지 않았다. 반에서는 거의 1, 2 등을 했고, 3등 이하로 떨어지면, 기분이 몹시 언짢았다. 당시 그 학교에서는 중간고사와 기말고사를 치르고 난 후에, 교사 건물 입구에 1등부터 600등까지 명단을 걸어놓고는 했었는데, 항상 처음 열 명 안에 내 이름이 있었다.3학년 때는 학교 근처의 독서실에서 생활했다. 학교가 끝나면 버스 타고 집에 가서 저녁을 먹고는 커다란 도시락을 두 개 들고 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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잔뜩 기대를 갖고 본 유명한 영화가 지루하고 졸리기만 하거나, 별 기대 없이 우연히 본 영화에 감동을 받을 때가 있다. BBC 선정 '21세기 위대한 영화 TOP 15'에서 5위에 올랐던 보이후드가 그런 영화다. 평범한 텍사스 싱글맘 가정에서 벌어지는 일상사가 러닝타임 2시간 30분이 넘도록 전개되는 내용이 지루할 법도 하지만, 이웃 가정을 몰래 훔쳐보는 관음(voyeurism) 본능을 충족시켜는 듯한 매력으로 관람자는 곧 지루함을 잊고 빠져들게 된다.조지 부시나 도널드 트럼프 같은 인물들을 대통령으로 선출하는 형편없는 나라 미국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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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주 전이었던 2월 17일, 동생 집에 머물던 날 조카 녀석이 쿠바로 떠났다. 그것도 동쪽이 아니라 서쪽으로 유럽을 거쳐 쿠바 하바나로 들어간다고 했다. 밤 비행기를 타는 녀석은 초저녁에 들어와서 배낭에 짐을 꾸리느라 부산을 떨었다. 쿠바라고? 아니 왜? 그곳은 나도 꼭 한 번 가보고 싶었던 곳이었는데!91년생이니까 이제 26살인 녀석은 K대 전자과를 졸업한 후, C대 의학전문대학원에 진학하여 마지막 학년에 실습으로 쿠바를 선택한 것이다. 녀석이 쿠바를 선택한 이유도 내가 쿠바를 가고 싶은 나라 1순위로 꼽는 것과 다르지 않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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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3월 16일

운동과 봄

한국에 살고 있다고 해서 미국 생각이 전혀 안 나는 것은 아니다. 특히 지저분한 주변 환경을 볼 때나 시끄러운 소음에는 깨끗한 자연을 가진 미국이나 뉴질랜드가 그리워진다. 주변에 건물 짓는 일이 끝났는지 요즘은 망치소리가 별로 들리지 않는다. 얼마 전에는 위층에서 리노베이션을 하는지 날카로운 금속성의 전기톱 소리가 요란하게 들려 항의를 했다. 그런 소음을 내려면 미리 알려줘야 도서관으로 피신을 가던지 할 것 아니냐, 시끄러워 머리가 아플 지경인데 언제 끝나는 작업이냐? 고 따졌다.다음날 아침에 위층 남편이 찾아와서 미안하다며 찜질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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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년 전 미국에서 있었던 일이 생각난다.미국의 금융위기는 2008년에 터졌지만, 그 전조는 이미 2007년부터 나타났었다. 아니 2006년부터 시작되었는지도 모른다. 2006년 말까지 미국의 부동산 값은 미친 듯이 올랐으니까. 뉴저지 중부 '브리지워터(Bridgewater)'에 있는 천 스퀘어 피트(28평)도 안 되는 2베드 2베스 콘도(한국식 아파트)가 30만 불 중반대 가격이었다.2007년 4월 모기지 대출회사인 '뉴센추리 파이낸셜'의 파산을 시작으로 줄줄이 대형 금융회사가 쓰러져갔다. 그때까지만 해도 그것이 내 인생에 어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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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3월 14일

탄핵 독후감

"피청구인 대통령 박근혜를 파면한다!"지난 3월 10일 이정미 헌법재판소장 대행이 탄핵 심판 선고일에 역사에 길이 남을 심판결과를 주문했다. 이로써 작년 12월 9일 국회에서 대통령 탄핵이 의결된 후로 숨 가쁘게 진행된 대통령 탄핵은 예상대로 인용되었고, 작년 10월 말부터 이어진 촛불집회도 지난 토요일로 막을 내렸다. 60 평생에 처음 겪는 대통령 탄핵이었다. 2004년 노무현 대통령 탄핵 때는 한국에 없었을뿐더러 정치에 관심을 두지 않았다. 이번은 달랐다. 유신시대를 살아온 당사자로서 그때의 씨앗으로 집권한 박근혜 정부에 관심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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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행의 추억2008년 미국에 찾아온 금융위기로 갑작스럽게 레이오프 되었어도, 화가 나고 실망은 했을지언정 낙담까지 하지 않았던 것은, 같이 일하자는 사람도 주변에 없지 않았고 또한 낙천적인 내 성격도 한몫했기 때문일 것이다. 줄어들 수입이 아쉬웠을 뿐, 아이들이 다 컸고 집도 있고 빚이 없던 내 형편이 그리 나쁘지만은 않았다. 하지만 한두 달이 지나면서 돌아가는 경제상황이 갈수록 어려워지자 주변 사람들도 점차 말을 바꿨고 다시 직업을 구하는 일은 요원해져 갔다.그래서 떠난 여행이었다. 현실을 떠나 마음을 정리하며 당혹감과 울화를 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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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픈 만큼 성숙해지고나이가 들면 생기는 대표적 노화현상이 노안이다. 가까울수록 더 흐릿해 보이는 노안은 눈에만 오는 것이 아니라 기억력에도 와서, 어제 일보다는 수십 년 전의 일이 더 생생하게 기억나기도 한다.청소년 시절 정말 재미없게 읽은 책이 하나 있다. 헤르만 헷세의 '데미안'이란 자전적 소설로, 내용도 지루했지만 내용도 난해해서 억지로 읽었다. 소설 속의 '나'인 싱클레어와 데미안과의 대화에서 자주 등장하는, '어머니', '자연' 그리고 커다란 새 '아프락사스'가 무슨 연결성이 있는지 이해가 되지 않았다. 재미없는 그 지루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