월: 2017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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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1월 31일

종교와 정치

정치와 종교라는 토픽만큼 사람들 사이에 논쟁을 불러일으키는 치열한 소재는 없다. 온라인이든 오프라인이든 어느 커뮤니티에서나 이에 대한 글이나 토론은 웬만하면 자제하자는데 의견이 일치하는 이유다. 심지어 모처럼 가족들이 모이는 명절날에도 정치 이야기를 피하는 게 좋다고 충고한다. 60대 이상의 부모와 자식 세대 간에 대화를 단절시켜 분위기를 망치기 십상이기 때문이다.왜 그럴까? 정치적 인식이 높은 한국인이라 그렇다는 의견도 있지만 공감하지 않는다. 트럼프를 당선시킨 미국도, 극우세력이 득세하는 일본이나 서유럽의 선진국도 예외는 아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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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는 스타벅스를 매우 좋아한다.스타벅스는 한때 된장남, 된장녀 열풍의 희생양이기도 했고, 최근에 우후죽순처럼 생겨난 저가 커피에도 치이고 있다.스타벅스에 자주 간다고 하면 ‘비싸기만 하지, 허세 부리러 가는 거 아냐?’라던가, ‘커피맛도 모르는 놈이군..’과 같은 반응을 듣곤 한다.원두의 신선함에 대한 문제, 강한 로스팅에 대한 문제, 높은 가격에 대한 문제, 악랄하기까지 한 다이어리 및 MD 상품들..어떠한 것이든 까려고 하면 못 깔 것도 없지만, 스타벅스의 문제점들은 그 빌미를 쉽게 제공한다. 그럼에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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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fine 처음에는 아무것도 없었던 인터넷이지만, 컨텐츠는 점점 폭발적으로 늘어났고, 이제는 너무 많은 정보로 인해 올바른 것, 나에게 더 필요한 것들을 걸러내야 할 지경에 이르렀습니다. 정보는 많을수록 좋고, 중요하지 않은 정보는 없다고 할 수도 있습니다. 그렇지만 모든 것이 중요하다는 말은 아무것도 중요하지 않다는 말과 같습니다. 지금의 인터넷 컨텐츠는 정제되어야 할 때입니다. 원유를 정제하여 등유나 경유를 만들듯이, 커피 원두에서 에스프레소를 추출하듯이 컨텐츠도 정제하고 더 좋은 컨텐츠를 추출해야 합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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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1월 26일

빨래방

며칠 전 세탁기가 고장 났다. 수리를 위해 세탁기 기사가 오기 전에 며칠은 손빨래를 했다. 세탁기의 고마움을 새삼 느꼈다. 손수 세탁과 탈수 그리고 건조대에 널기 까지 하려니 무지 힘이 들었다.드디어 세탁기 기사가 왔다. 몇 시간이 지나고 기사는 원인을 밝혀냈다. 옆의 보일러 배관이 새는 바람에 물이 세탁기 메인 보드로 스며들었다고 했다. 그리고 덧붙인다. 보일러 수리 후 세탁기 메인 보드를 말려야 작동 유무를 알 수 있단다. 그래서 며칠 더 세탁기 대신 다른 방법으로 빨래를 처리해야만 했다. 이 사실을 아내는 동네 이웃과 대화거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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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둑을 처음 접한 것은 초등생 시절이었다. 방학에 가던 친척 집에서 어른들이 두는 것을 어깨너머로 배워 또래들끼리 장난으로 두다가, 대학에 입학한 후에 본격적으로 배웠다. 1974년 조치훈이라는 동갑내기 천재가 일본의 당대 최고수인 '사카다'라는 기사와의 결승전에서 먼저 2패를 한 뒤, 내리 3연승을 하며 승리한 것에 온 나라가 떠들썩한 것이 계기가 되었다. 단순한 오락으로만 알았던 바둑으로 민족의 영웅이 되고 온 국민이 흥분한다는 사실에 세상 물정 모르던 철부지는 마냥 신기했다.새벽에 일어나 바둑판 앞에 무릎을 꿇고 앉아 바둑책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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퍼스널 트레이닝을 마치고 회원은 운동에 대한 시원함과 뻐근함 그리고 개운함을 느끼게 된다. 그런데 이런 느낌을 받지 않고 쑤시거나, 아프거나, 아니면 땀나지 않고 밋밋하면 회원은 불만을 호소한다. 비싼 돈 내고 아무런 소득이 없다고 생각하기 때문이다.어느 날 수업을 마치고 퍼스널 트레이너 담당자가 나를 불렀다. 수업에 대한 컴플레인 건이 나왔다고 한다. 불만에 대한 경위를 들었다. 황당했다. 이유는 지나친 근육통증으로 생활의 불편함이 왔다는 것이다. 근육통증이 너무 심해서 심장이 아플 정도라고 말했다. 누구나 한 번쯤은 웨이트 트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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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50년대 중반에 태어난 60대나 그 이전 세대에게 유엔은 어느 세대보다 특별하다. 어렸을 때 우리는 유엔의 구호품으로 연명했다. 학교에서는 옥수수 가루로 만든 빵이나 우유덩어리를 아이들에게 배급했고, 집에서는 유엔기와 태극기가 표시된 손이 악수하는 모습이 그려진 배급 밀가루로 수제비나 칼국수를 만들어 끼니를 대신했다. 이스트와 막걸리로 발효시켜 만든 빵은 배곯던 시절에 가장 좋아하는 간식이었다.(대부분 미군이었지만 명목상으로는) 유엔군 도움으로 공산화 일보 직전에서 나라를 건진 한국전쟁의 잔재가 남아 있던 가운데, 어린 시절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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건강검진 결과가 나왔다. 머리털 나고 처음 위내시경 검사도 받았다. 수면마취는 몸에 안 좋을 것 같아서 그냥 앙버티기로 했다. 묵직한 것이 몸을 헤집고 다니는 느낌은 정말 두 번 다시 하고 싶지 않을 만큼 기분이 더럽고 찝찝했다. 심지어 공포감도 몰려 왔었다.그나저나 건강검진 결과가 별로 좋지 않다. 위염과 용종으로 보이는 혹(양성반응)이 있어 혹여나 위에 통증이 심하면 내원을 하기 바란다는 의사의 소견이 적혀 있었다.그뿐인가, 간수치도 좋지 않게 나왔다. 간세포가 손상되어 호르몬이 혈중 정상 수치를 초과했다고 나왔다. 그리고 고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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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는 쪼잔한 인간이다. 부끄럽고 창피한 과거를 많이 가졌다. 나이를 먹어가면서 그런 기억들이 자주 되살아나 괴롭힌다. 불면의 밤에는 그 일들이 마치 엊그제 일어난 듯 더 생생하게 떠올라 수면을 방해한다. 그중에도 가장 악몽 같은 추억을 꺼내본다. 지금도 그 일이 떠오르면 쥐구멍이라도 찾고 싶어진다. 내가 얼마나 형편없고 못난 인간인지는 이 이야기가 증명하고도 남는다.1970년대 중반 대학 2학년이었다. 90% 이상 절대 다수가 남자들이었던 공대에 여자 신입생 몇 명이 우리 과에 입학했다. 우리 학번에는 여학생이 단 한 명도 없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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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 시민권을 취득하고 처음 참가한 투표가 2008년 오바마가 출마한 대선이었고, 오바마는 그때까지 내가 선거에서 투표한 사람으로 당선된 첫 대통령이었다. 그 오바마가 오늘로 두 번의 임기를 끝내고 평범한 시민으로 돌아간다. 나는 그의 덕을 톡톡히 보았다. 금융위기 때 해고된 나는 평상시의 네 배가 넘는 장장 98주에 걸친 실업수당 덕분에 2년 동안 생계유지에 어려움 없이 지낼 수 있었다.레이오프 전까지는 정치나 경제 같은 시사에 관심을 두지 않았던 탓에, 오바마나 노무현 대통령에 대해 아는 것이 없었다. 예상치 못한 실업자가 되어